2016년 9월 21일 수요일

프로세스 혁신 관점에서의 Business Analyst 도입 효과

예전에 썼던 글인데 목표로 했던 곳에서 사용하지 않게 되어 블로그에 게재하기로 했다.

가. 혁신의 의미와 필요성

혁신(革新)이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라는 뜻이다.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경영 혁신은 기존의 지식, 제품, 고객의 요구, 시장 등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하여 새롭고 더 생산적인 것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실생활에 있어서는 조직이나 개인들이 새로운 생각과 방법을 통해 여태껏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거나 기존에 있던 가치를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을 혁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가치의 창출이 혁신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임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BA는 새로운 생각과 방법을 도출하기 위한 기법을 제공함으로써 혁신에 기여한다. 기존에 없었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과 조직이 모여 의사소통 해야 하고, 전체와 세부사항을 아우르는 폭 넒은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아야만 한다. BABOK에서는 Elicitation, Requirement Management and Communication, Requirement Analysis라는 지식 영역에서 문제를 보는 시각을 갖도록 하여 사람들이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돕는다.

또한 BA는 도출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행동을 통해 직접 가치로 전환시키는 솔루션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Solution Assessment and Validation이라는 지식 영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개인 고객이나 고객 회사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실행력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는 모든 조직에서 IT기술을 활용하여 나름대로의 정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실행력이란 조직이 보유한 정보시스템과 그것을 사용하는 조직원을 통해 실현된다. 정보시스템으로는 ERP, BPM 같은 SW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정보시스템에서는 프로세스, 데이터, 역할을 정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BA는 정보시스템에 아이디어를 적용하여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프로세스, 데이터, 역할 관점에서 변경하고 효과가 있는지를 사전에 세워둔 목표(KPI)과 비교하여 검증한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되면 정보시스템과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법을 널리 퍼뜨리고 적응시켜 목표를 달성해 나가면서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기 때문이다.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530~470)는 “만물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지만 그 속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매우 크다. 문명의 발전 속도가 가면 갈수록 가속화되어 점점 더 빨라지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개인 모두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게 되었다. 변화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 혁신의 조건

‘혁신’이라는 개념과 ‘개선’이라는 개념을 엄밀하게는 다르게 보는 관점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인한 결과’이라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혁신’이라고 부르도록 한다. 혁신은 조직 내외의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민첩하게 동작하는 조직내의 정보시스템(ERP, BPM)을 잘 활용하여 새로운 변화(사업모델, 운영방식, 새로운 제품)를 만들어내어 가치를 창출하도록 도와주고 믿어주는 리더십이 있어야 가능하다.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신념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는 생각을 가진 다음, 유연하고 쉽고 빠르게 변화하기 위한 환경을 사람들, 정보시스템, 조직문화에 내재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추어 졌을 때 비로소 혁신은 결과로서 나타나게 된다.

다. 혁신의 방법

혁신을 이루어내기 위한 일반적이고 범용적인 이론이나 방법론은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각 조직은 처한 환경이 모두 다르므로 이론과 방법론의 정수를 습득해서 이해한 후 자신들의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

옷을 고를 때를 예로 들어보기로 한다. 사람은 나에게 딱 맞으면서도 싼 가격에 빠르게 옷을 갖고 싶어한다(목표). 기성복을 고르면 많은 선택이 가능하고 (맞춤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옷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신체적 특징(ex. 팔이 긴 경우)으로 인해 자신에게는 딱 맞지 않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맞춤복을 선택하면 처음부터 몸의 사이즈에 대한 치수를 정확하기 측정해서 만들므로 신체적 특징에 맞는 자연스러운 옷을 얻을 수 있다. 대신 옷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제작기간과 (기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주고 옷을 사야한다.

혁신을 위한 이론과 실제실행은 기성복과 맞춤복의 관계와 닮아있다. 이론과 현실실행은 서로 제공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이론과 실제실행을 모두 고려해서 조직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BA가 조직 내외의 주체들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활약할 수 있다.

BA가 활약해야 할 부분과 혁신을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그림]을 참고하도록 한다. 조직 내부에는 리더십과 조직원, BA가 주체로서 존재한다. 조직 외부에는 고객과 외부환경(트렌드, 법, 규제 등)이 있다. BA는 리더십으로부터 미션과 비전, 사업전략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조직 내의 다른 조직원들로부터는 불만이나 개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외부에 있는 고객에게서는 요구사항이나 수요에 대한 정보를 얻고 외부 환경에서는 트렌드나 사업 기회와 같은 정보가 BA에게로 흘러 들어온다. BA는 최대한 받은 정보들을 분석하로 체계화하여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작업을 BABOK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수행하고 그 결과를 각 프로세스에 반영한다.




그림. 혁신을 위한 조직 내외의 구성과 동작원리

정보시스템 부분은 삼베를 짜는 배틀에 비유해 보도록 하자. 조직 내의 비즈니스 기능(팀, 부서)를 세로줄인 날줄로 프로세스는 가로줄인 씨줄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보시스템은 각 역할을 가진 사람들 사이를 가로지는 프로세스와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데이터, 지식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기존에 있던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아예 없었던 프로세스를 만들어내면 새로운 가치가 발생하게 된다. 새로운 가치는 고객, 리더십, 조직원들에게 전달되어 혁신의 결과로써 인정받게 된다. 결국 핵심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고, 새로운 가치는 프로세스를 통해 직접적으로 발생한다. 보통 혁신을 말하면서 프로세스의 혁신으로 귀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프로세스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체화 되는데 프로세스와 관련된 정보시스템 기술은 IT의 발전과정과 그 궤를 같이 하여 발전해 오고 있다. 천공카드를 쓰던 시절부터 파일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정보들을 체계화 했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여 전사적 자원 관리(ERP)로 발전한 후 최근에는 프로세스 중심으로 업무를 다시 바라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솔루션으로 진화해 오고 있다. BPM은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를 통해 플랫폼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엮을 수 있게 되었고, 클라우드상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통해 많은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 작업도 처리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앞서 평면적으로 혁신을 위한 부분들을 보았다면 이제는 시간적인 순서로 혁신을 이루어 내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그 과정을 혁신 실천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혁신은 프로세스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냄으로써 가능하다. 희미하거나 있으나 마나한 프로세스에서는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혁신을 위해서는 있던 프로세스는 더욱 강화시키고 없던 프로세스는 새롭게 만드는 직접적인 실행 활동이 필요하다. 한 번 만드는 것으로 끝내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혁신은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만들고 다듬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프로세스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3단계를 거치면 된다. 먼저 사람들의 머리속에 있는 프로세스를 끄집어내어 눈에 보이는 형태(BPMN)로 만드는 시각화 단계(1), 시각화된 프로세스를 BPM이나 기타 프로세스를 동작시켜주는 시스템에 구현하는 시스템화 단계(2), 시각화화된 프로세스와 동작하는 시스템에 대해 조직 내외의 사람들에게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을 전파하고 교육하여 적응시켜 자연스럽게 업무수행법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체화단계(3)를 거치면 하나의 프로세스가 생성되고 강화된다. 그 후 반복적으로 다른 업무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개선해 나가면서(이번에 인사관리의 채용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 다음에는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됨) 조직 전체적으로 활동을 지속해간다면 역량이 쌓이기 시작하여 임계점을 넘게 되면 조직적 차원의 혁신을 경험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


프로세스 개선 실천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출간될 직접 집필한 책에서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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